재채기
〈강추!〉재채기처럼 갑자기 찾아온 사랑.
'사랑해요.'라는 고백에 숨이 막혀 끌어안은 손을 놓을 수 없는 연인이 만들어 가는 아기자기한 사랑 이야기.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요?”
“초콜릿 먹는 날.”
“아니요. 발렌타인데이는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에요.”
사랑. ……그리고 고백. 그 말이 가슴을 울렸다. 당당하게 사랑이라 말해주고, 씩씩하게 고백이라 말해주는 소정의 용기에 가슴이 벅차올라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래서?”
숨을 크게 들이 쉰 소정이 숨을 뱉으며 미소를 지었다.
“……사랑해요.”
윤재는 소정을 품안에 끌어안고 두 팔로 꽁꽁 감쌌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눈물을 감출 수 있을지, 방법을 찾을 수가 없어 윤재는 소정을 놓아 줄 수가 없었다.
“사랑한다. 소정아…….”
숨이 막힐 정도로 소정을 꽉 끌어안은 채, 윤재는 소정이 건넨 사랑 고백을 수천 번 되뇌며 조심스레 마음을 꺼내보였다. 감춰지지도 않고, 숨길 수도 없는 재채기 같은 사랑이……, 결국 시작되려나 봅니다.
소정이 가리킨 초콜릿을 날름 입 안으로 넣은 그가 혀끝을 굴리는지 입술이 오물거렸다. 숨을 죽인 채 그 모습을 바라보던 소정은 침을 꿀꺽 삼키곤 그의 평가를 기다렸다.
“어때요?”
그는 말없이 웃기만 했다. 초콜릿을 완전 좋아한다는 그의 입이 어쩌면 생각보다 까다로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훅 지나가 점점 가슴이 두근거렸다. 최고급 초콜릿들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맛일 텐데, 그냥 좋은 걸 사다 줄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밀려들기 시작했다.
“말을 해요. 맛있어요? 어때요?”
소정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가 쪽 하고 입을 맞추었다. 금방 입술을 떼긴 했지만 소정은 부끄러운 마음에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 찰나의 순간을 목격한 사람들은 쑥덕거리기도 했고, 갈 길이 바쁜 사람들은 그냥 모른 척해주기도 했다.
“사람들이 봐요.”
“보라고 하는 건데?”
“아이, 진짜.”
그의 어깨를 툭 때리려 손을 들었는데, 그의 손에 손목이 잡혀버렸다. 순식간에 그의 품 안으로 딸려 들어간 소정은 기다란 두 팔로 상체를 감싸 안는 그에게서 벗어나려 몸을 틀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가슴이 밀착되어버려 민망한 자세가 되어갔다. 심장이 정신없이 콩닥거렸다. 방정맞고, 부산스럽고, 정신 사나울 정도로 뛰었다. 100M 전력질주를 했을 때보다 더 빠르게 뛰었다. 이러다 심장이 터져버리는 건 아닐까 걱정스러울 정도로 뛰었다. 소정은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
“다음을 기대하는 이 눈빛은 뭐지?”
새치름한 표정을 지어보이자 그의 가늘고 예쁜 손이 볼 위에 닿았다. 엄지로 조심스레 볼을 쓰다듬던 그는 기다란 검지 끝으로 눈썹도 쓸어주었다.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어. 보면서 부러워했으면 좋겠어. 샘이 나도록 예뻐 보였으면 좋겠어. 자랑하고 싶단 말이야. 마음 같아서는 소리 지르면서 뛰어다니고 싶어.”
“경찰서 가고 싶지 않거든요?”
“그래서 참는 거야. 후훗.”
소정은 그의 허리 뒤로 팔을 뻗어 힘껏 허리를 끌어안았다.
“정말 아름다운 밤이다.”
그의 말에 소정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코끝에 푸릇하게 자란 그의 턱 수염이 닿았다. 숨을 쉴 때마다 청량한 그의 스킨 향기가 가슴 속을 파고들었다.
하늘보다도 더 아름다운 남자. 그 남자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어서, 사랑할 수 있어서, 당당하게 사랑한다고 고백할 수 있어서…… 그래서 유난히 더 아름다운 밤이었다.
김선민(하니로)의 로맨스 장편 소설 『재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