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뿐일지 몰라도 아직 끝은 아니야
“힘들어서 넘어져도, 우리 어떻게든 일어날 거잖아.
알잖아, 어떻게든 도약할 기회는 반드시 온다는 거.”
직장생활은 쉽지 않다. 일이라는 끊임없는 굴레도 그렇지만, 예측불가, 또라이 질량보존 법칙이 절대적인 인간사회이니…. 오죽하면 “직장상사 실수인 척 싸대기 때리는 법”이나 “인사 안 하면 지랄하는 병” 등이 직장인 검색순위 상위, 스테디 목록에 있겠는가. 그야말로 ‘내려치기’ ‘굳히기’ 온갖 레슬링 기술 쓰리콤보가 필요하다.
이 책은 직장인에게 필요한 쓰리콤보로 전투력, 방어력, 결단력을 꼽는다. 1부 전투력 파트에선, 작가가 여러 곳의 회사를 다니며 경험한 가장 극한의 경험들을, 상황에 꼭 맞는 만화 명언과 함께 풀어낸다. 블랙기업 경험담부터 내부고발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 복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직에서 비주류로 성공한 이야기까지. 2부 방어력 파트에선, 1회로 박살나지 않는 멘탈 체력을 만들어줄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무조건 견뎌라, 이겨내라가 아닌 적절한 위로와 해결책을 알려줘서 읽다 보면 답답한 회사생활의 숨통이 트이는 듯하다. 마지막 3부 결단력 파트에선, 사람과 진로 때문에 힘들 때 필요한 명언과 경험담을 냉철한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무조건적인 위로가 아니다.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는 자존심이 언제 무너지는지,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를 평가하려는 사람들만 있을 때 내가 의지할 건 무엇인지 등을 현실적으로 이야기한다.
하드 보일드한 세상과 만화를 접목한
새로운 방식의 직장 에세이
구체적인 지침과 현실적인 위로를 전달하는 이 책의 방식은 독특하다. 직장생활을 하며 겪을 수 있는 문제별로 뼈대를 찾아내 (상사의 문제인지, 동료의 문제인지, 또 퇴사해야만 하는 상황인지, 견뎌야만 하는 상황인지) 절묘하게 들어맞는 만화 명언과 접목한다. 흔히들 “문제가 많고, 엉망인 것은 분명한데 그냥 도망치고 싶지는 않”은 상황, “이 안에서 뭔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해본 다음 최악이 오더라도 감수하겠다”는 상황을 겪는다. 퇴사보단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으며 여기서 버틸 것인지가 중요한 상황이다. 저자는 〈베르세르크〉의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는 거야”를 언급하며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먼저, 상사의 인성, 태도를 절대 언급하지 말 것, 싸울 생각이 있다는 것을 최대한 비밀로 하고, 상대가 잘못된 결정을 해서 사고가 터졌고 결과적으로 예산을 낭비한 구체적인 팩트를 모을 것 등 여러 가지로 제시한다. 또한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에 대해선, 〈라 퀸타 카메라〉의 명언 “단 1화뿐일지 몰라도 아직은 끝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왠지 즐거워져. 분명 좋은 이야기가 될 거야”를 언급하며, 저자가 대학을 졸업하고 잠시 자영업을 했다가 접은 얘기를 풀어낸다. 저자는 “당시 이 말을 들었다면 ‘무슨 개소리야’ 했겠지만, 지금은 다르게 생각한다”며, “수많은 프롤로그를 거쳐서 나는 겨우 1화를 시작할 수 있었고, 이제 한 중반 정도나 왔나? 1화로 끝이 나는 이야기는 단편밖에 없다. 인생엔 아직 멀고 먼 에피소드가 남아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이렇게 냉혹하지만 끌어안고 살 수밖에 없는 직장생활에서 우리가 어떤 말들을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하는지, “어느 쪽도 승리도 패배도 아닌” 세상에서 우리가 얻을 것은 무엇인지 일러준다.
김봉석
글 쓰는 일이 좋아 기자가 되었다. 〈씨네21〉 〈브뤼트〉 〈에이코믹스〉 등의 매체를 만들었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를 거쳤다. 어린 시절부터 영화, 소설, 만화를 좋아했고 어른이 되어서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자연스레 대중문화평론가, 작가로 활동하며 ≪나의 대중문화 표류기≫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내 안의 음란마귀≫ ≪좀비사전≫ ≪탐정사전≫ ≪나도 글 좀 잘 쓰면 소원이 없겠네≫ 등을 썼다. 15년 이상의 직장 생활, 7, 8년의 프리랜서를 경험하며 각양각색의 인간과 상황을 겪었다. 순탄했다고 생각하지만 다시 통과하고픈 생각은 별로 없는 그 시기를 거치며 깨달았다. 직장인과 프리랜서 모두 쉽지 않고, 어른으로서 살아가는 일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것. 월급도 자유도 결국은 선택이고, 어느 쪽도 승리나 패배는 아니라는 것. 모든 이유 있는 선택 뒤엔 내가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 남는다는 것. 다 좋다. 결국은, 지금의 내가 있으니까.
1부 전투력: 물러서야 할 때 vs 싸워야 할 때
“과거는 상관없어. 아프긴 하겠지. 하지만 둘 중 하나야. 도망치든가, 극복하든가.”
- ‘완벽한 타인’이라는 마음
- 블랙기업 경험담
- 강철 멘탈을 뚫는 창은 언제든 들어온다. 그럼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 계란으로 회사라는 바위를 칠 때 필요한 것
- 월급 안 주는 회사에 제대로 한 방 먹인 썰
- 복수의 온도
- 나만 알고 있는 정보보다 중요한 것
- 은근하게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
- 조직에서 비주류로 성공할 수 있을까?
- 인정받는 것도, 받지 않는 것도 선택이다
- 믿을 만한 플레이어가 되는 기간
2부 방어력: 1회로 박살나지 않는 멘탈 체력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잖아. 그래서 연필 뒤에 지우개가 달려 있는 거라고.”
- 고통을 견디는 요령
- ‘태도’에 대한 지적
- 1회로 박살난 걸까, 아니면 프롤로그인 걸까?
- 사장이 되는 것 말고도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것
- 최선이나 최고보다 중요한 것
- 새싹에 들어 있는 독
- 행운과 불행으로는 단정할 수 없는 것들
- 묘하게 즐겁다는 생각
- 가면은 언제 쓰고, 언제 벗어야 하는가
- 한껏 절망하고 좌절해도 좋다
-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는 게 중요한 이유
- 어른의 세계에서 알게 된 것
3부 결단력: 인간관계의 어려움, 진로 고민 앞에서
“날지 않는 돼지는 평범한 돼지일 뿐이야.”
- 상사의 네 가지 타입
- 회사에서 내 사람, 몇 명이나 있어야 할까?
- 가장 힘들게 퇴사한 썰
- 회사에서 돼지가 되어버리는 사람들
- 누군가가 ‘됐어’라고 말해주면 좋겠다
- 회사에서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 죄송해요, 피투성이라
- 슈퍼스타 없이도 강한 팀
-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는 생각의 유효기간
- 내가 프리랜서를 택한 이유
- ‘나만의 낭만’에서 시작하는 일들
- 잘못된 길에 들어섰다는 생각이 들 때
* 에필로그
* 김봉석이 뽑은 인생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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