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성징 1
유쾌, 발랄한 10대들의 성 담론
_“뭐, 성 이야기에 관심 없다고? 너, 정말 관심 없어?”
어머니들의 친분으로 우정이라는 허술한 다리를 놓고 지내 온 성탄과 희복. 까칠한 성격에 툭하면 성질부터 올리고 보는 김성탄과 남자들이 다르다는 것을 눈곱만큼도 눈치 채지 못하고 마구 들이미는 엉뚱한 진희복. 그들은 이름도 화려한 방년 17세, 고등학교 1학년이다.
두 사람 사이에 아찔한 향수 냄새를 풍기며 등장한 정인형! 이들 세 명의 고교생들에게 다가온 주체할 수 없는 이차성징! 아슬아슬하게 위험하고, 발칙해서 웃음을 터트리게 하는 이 시대 10대들의 도발적인 성 이야기. 컴컴한 ‘미성년자관람불가’와 질적으로 다른 아름다운 10대들의 성 이야기와 풋내를 풍기는 성장통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진희복, 발칙한 여자되다
허리께까지 내려오는 거울 앞에 서서 반 공황상태인 내 자신을 들여다본다. 이리 봤다 저리 봤다, 정면을 봤다 옆면을 봤다하며.
“도대체 내 가슴이 어때서….”
입술을 씰룩이며 교복을 벗어 던진 나는, 달랑 속옷만을 걸친 채로 과히 란제리 쇼를 방불케 하는 포즈를 취해보지만 뭔가 정말 석연찮다.
그날부터였다. 먹고, 자고, 싸는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에만 충실하던 내가 사춘기에 접어들고 만 것은. 그전에는 관심도 없던, 엉큼하고 비밀스러운 것들에 그날부터 난 조금씩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김성탄, 엉큼한 남자되다
허릴 굽혀서 등을 돌리는 나를 모질게 밀어내는 녀석에게 나는 더욱 오기가 생겼다. 그리하야 녀석을 코너로 몰아넣으면서까지 내 뒤를 녀석에게 밀착시켰다. 계속해서 녀석에게 장난스레 엉덩이를 쿡쿡 찧으며 탑승을 권유하는데.
“됐, 됐어. 진희복 그만해.”
왜 터질 듯 붉어진 얼굴을 한 손으로 가린 채 어딘가 말 못할 고통을 호소하는 듯 보였는지를. 난, 그때까지 정말 몰랐다.
허리춤에서 느껴지는 오묘한 느낌에 멋모르고 뒤를 돌아본 순간, 나는 말을 잇지 못하고 양손으로 입을 막았다. 벽으로 몸을 재빠르게 돌려버렸지만, 나는 이미 보고야 말았다. 녀석의 그 무언가가 잔뜩 솟아올라 있는 것을.
_ 웃음을 폭발시키는 10대들만의 ‘이차성징’ 사전
소설 중간에는 ‘이차성징’의 여러 징조들을 유쾌하게 묘사한 팁이 나온다. 마치 성교육 사전을 패러디한 것 같은 13개의 팁들은 소설과 별도로 즐길 수 있는 웃음보따리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청소년들이 재잘거리는 것 같은 착각을 주는 작가의 입담이 걸작이다.
“나는 자연스레 사과를 씹으며 일어나 오빠의 방문 앞으로 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오빠의 방문 너머로 오묘한 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순간, 오늘 친구에게서 들은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 나는 얼음처럼 굳어서 차마 노크도 하지 못했다.
“너 뭐하니?”
“응? 아니야. 엄마, 오빠는 조금 있다가 부르자. 지금 좀 바쁜 것 같아.”
내가 그렇게 오빠의 방문 앞을 떠나려고 할 때였다.
“이 녀석이 요새는 걸핏하면 방에 들어가서 나올 생각을 안 해.”
엄마가 쏜살같이 달려와 오빠의 방문을 사정없이 열었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슬며시 떴다. 오빠의 숨소리가 섞인 음성이 들려왔다.
“엄마. 노크는 기본적인 예의야.”
오빠는 땀범벅이 되어서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중이었다.
- 가끔은 행동하는 남자아이보다 상상 하는 여자아이가 더 엉큼하다.
9791130326474
Prologue
1. 하나님, 부처님! 아무도 안 계세요?
2. 구세주냐, 웬수냐?
3. 아찔한 첫 대면
4. 취급주의
5. 응큼한 과외 수업
6. 소년, 그리고 소년
7. 엎친 데 덮친 격
8. 김성탄, 널 이 시대의 영웅 정도로 해두자
9. 번개 맞고 죽으라는 말
10. 태풍노도의 시기
11. 이건 어른으로 만들어주는 요술책이야
12. 맞수 등장!
13. 이유 있는 반항
14. 왼쪽 가슴을 채워준 네 이름
15. 머리는 전문가에게
16. 그럴 수 없는 이유
17. 모기 잡는 킬라
18. 귀에 대고 말하지 마라
19. 무서운 전염병
20. 지렁이도 밟으면 화난다
21. 살벌한 고백
22. 그냥 처음처럼
23. 지나친 매력도 가끔은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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