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취중일기, 술에 담긴 인생사 희로애락의 단면
나약한 성격의 주인공이 기구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일기 식으로 기술하지만 결국 그 불행한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는 이야기의 단편소설이다.
우유부단하고 무기력한 주인공을 중심으로 다양한 성격의 등장인물이 배치되고 이들 사이의 관계를 통해 부모자식간의 사랑, 형제간의 우애, 부부간의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주인공은 술로 인해 용기와 위안, 행복을 얻기도 하지만 그를 불행으로 이끄는 것 역시 술이다. 즉 술은 문제의 해결책도 될 수 있지만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인간고독의 애수를 규명하려 한 〈취중일기(酒中日記)〉는 1921년과 1924년에 무성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주인공의 일기를 읽는 기자의 시점으로 바라본다면 좀 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파멸형 작가를 대표하는 쇼와 초기의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가 이야기하는 술의 추억
표제작이기도 한 ≪술의 추억≫에서는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술에 대한 추억을 써내려간다. 차게 마시는 술부터 홀짝홀짝 들이키는 잔술, 이런저런 술을 섞어 마시는 폭탄주까지, 저자는 시대에 따른 음주 행태의 변화를 통해 퇴락해가는 시대상을 이야기한다.
≪술 싫어하는 사람≫은 끊임없는 방문객 때문에 이틀 만에 한 되들이 술 네 병을 마신다는 저자의 이야기이다. 술 한 방울이라도 집안에 두는 것을 견디지 못할 만큼 술을 싫어한다고 말하면서도 이런저런 구실을 만들어 술을 다 마셔 없애버리는 저자의 모습과 내면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전후 일본문학을 대표하는 무뢰파 작가 사카구치 안고, 그가 사랑한 술 이야기
≪술집의 성인≫은 저자가 술집에서 만난 취객들에 대해 쓴 이야기이다. 술만 마시면 총리대신 행세도 모자라 왕 노릇까지 하려는 술꾼들의 모습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술의 앞뒤≫는 저자의 술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술에 얽힌 당대 문인들과의 추억이 독자의 흥미를 자아낸다.
≪근래의 술 이야기≫는 전쟁이 끝난 후 메탄올 술로 사망하는 사람이 생겨나던 시절, 저자가 즐겨 마시던 술과 당대 문화에 대한 생각을 써내려간 이야기이다.
괴담의 대가 다나카 고타로가 전하는, 술에 얽힌 흥미진진한 전설
어느 가난한 술고래 남자가 여우와 술친구가 되어 따뜻한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 ≪술친구≫는 중국 청나라 괴담집 『요재지이(聊?志異)』의 수록작이기도 하다.
≪화상 입은 신≫은 굉장한 애주가였던 저자가 시즈오카 현 야쓰 지역을 여행하던 중 술을 주문하려고 했으나 구노미야 신에 얽힌 전설 때문에 결국 술을 마시지 못했다는 내용의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저자소개
[저자 소개]
다자이 오사무(太宰治, 1909~1948)
일본 데카당스 문학을 대표하는 쇼와 시대 소설가. 27세의 나이인 1936년에 첫 작품집 『만년』을 발표하였다. 그 후 낭만파로 활동하다가 패전 이후 기성문학을 비판하며 창작활동을 이어갔다. 사카구치 안고, 오다 사쿠노스케, 이시카와 준 등과 교류하였는데, 이들을 가리켜 무뢰파(無?派) 또는 신게사쿠파(新?作派)라고 불렀다. 다소 난해하고 퇴폐적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문체로 젊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대체로 자신을 소재로 한 사소설을 많이 썼다. 1948년에 애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함께 다마가와 강에 투신자살하였다. 주요 작품으로 《만년》, 《달려라 메로스》, 《사양》, 《인간실격》등이 있다.
구니키다 돗포(?木田??, 1871-1908)
지바 현에서 태어나 신문기자 등을 거쳐 1897년 시인으로 출발했다. 1901년 도쿄의 무사시노를 배경으로 한 풍경과 시적인 정취를 그려낸 대표작 《무사시노(武?野)》를 발표하며 낭만파 소설가로 변신한 이후, 《운명론자(運命論者)》, 《정직한 자(正直者)》등을 통해 자연주의문학의 선구자로 발돋움했다. 발표 당시 문단에서는 시대를 앞서간 인물이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으나 훗날 높은 평가를 받아 근대적 단편소설의 창시자라고도 불린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심리를 예리하게 분석해 동시대 문학가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나쓰메 소세키가 극찬을 아끼지 않은 《순사(巡査)》등의 작품이 있다.
사카구치 안고(坂口安居, 1906~1955)
근현대 일본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평론가. 1930년 친구들과 창간한 동인지 「말」을 통해 문단에 이름을 알렸다. 1931년에 발표한 단편소설 《바람박사》와 《구로타니 마을》이 소설가 마키노 신이치의 극찬을 받으면서 신진작가로 급부상한다. 1932년에 여류작가 야다 쓰세코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1936년 실연한 후 교토를 방랑하면서 그녀와의 사랑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눈보라이야기》를 썼다. 1946년에는 전후의 본질을 날카롭게 성찰한 《타락론》과 《백치》를 발표하며 인기작가로 급부상한다. 이후, 전후시대상을 반영한 소설과 에세이, 탐정소설, 역사 연구 등 다채로운 집필활동을 펼쳤다. 왕성한 창작 활동과는 달리, 서른 중반 무렵에는 어머니와 애인의 죽음을 겪고 도쿄 대공습과 작품 검열 등 불안정한 시기를 보냈다. 마흔 이후에는 수면제, 마약, 각성제 등을 복용하여 병원 신세를 지기도 하고 이런저런 소송과 사건에 휘말리는 등 편치 않은 삶을 살았다. 1955년, 취재 여행을 다녀온 뒤 이틀 후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주요 작품으로 《바람박사》, 《불연속 살인사건》등 다수가 있다.
다나카 고타로(田中貢太?, 1880~1941)
일본 고치 현 출신으로, 교사와 신문기자 생활을 거쳐 소설가가 된다. 문예평론가 다오카 레이운의 《메이지 반신전》 집필에 참여한 일을 계기로, 잡지 「중앙공론」에 연애담 및 괴담을 연재하게 된다. 괴담의 대가로 알려져 있으며, 주요 작품으로 《다나카 고타로 견문록》, 《선풍시대》, 《일본괴담전집》, 《중국괴담전집》등이 있다.
[역자 소개]
번역 살롱 봄, 봄
바른번역 아카데미 일어반을 수료한 번역가 김윤지, 양지윤으로 구성된 공동번역팀.
한국을 대표하는 근대문학 작가 김유정의 ≪봄. 봄≫처럼, 일본 근대문학 속 주옥같은 작품을 찾아 번역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