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블루스 2
오직 가치 있는 것은 조국의 독립뿐! 때문에 세상 그 누구에게도 곁을 내어주지 않는 사내에게 정혼은 필요 없었다. 아버지의 정치적 수단에 이용될 정혼녀가 누구인지는 더더욱 관심 없었다. 그런데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나 홍근영이라 우기는 사내 녀석이 자신의 정혼녀라고?
기필코! 정체를 알아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헌데, 뭐냐? 이실직고는 싫고 거짓말을 하느니 차라리 이 술을 마시고 죽겠다고? 사내의 심장을 섬뜩하게 조여 놓고는! 뇌수가 전기에 감전 된 듯 찌릿찌릿 온몸이 아프도록 해놓고는! 고집쟁이…… 대체 너……, 뭐냐?
“……벗어라.”
사내가 아닐 것이라 거의 확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정말로 그녀임을 확인하는 순간! 심장은 스물일곱 해 동안 차가웠던 머리와 가슴을 한순간에 비웃어버렸다.
“버, 벗다니요? 왭니까?”
귀엽다. 그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는 폼이 물어뜯고 싶을 만큼 예뻤다. 자신이 사내가 아니라는 것을 들켰는지 들키지 않았는지에만 온통 정신이 쏠려 머리통을 굴리는 모양새가 아주 돌아버리게 귀엽고 예뻐서 가슴 가운데가 저릿저릿했다. 젠장! 김익상! 네가 기어이 돈 것이로구나!
“지금 네 입술을 뺏고 싶은 내가, 남색인지 아닌지 그것을 알아보겠다는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