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18년 『여자계』에 발표된 소설이다. 일본 유학중에 여름방학을 맞아 귀국한 주인공 '경희'가 조선적 현실에서 신여성의 이상을 실현하는 가운데 전통적인 관습에 사로잡혀 있는 가족 친지들과 겪는 갈등을 그린다. 이러한 주인공의 모습은 작가인 나혜석의 삶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여 이 작품을 그녀의 자서전적 소설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그녀는 「경희」를 통해 여성으로서 가부장제가 지배하는 식민지 조선사회를 살아간 구체적 경험을 통해 기존의 통념에 도전하고 여성 자신을 일깨운다.
“일본 유학생 경희는 잠시 집에 다니러 와 있다. 경희는 오랜만에 만난 오라버니댁과 시월이와 함께 바느질을 하며 한창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어머니를 만나러 온 사돈 마님이 경희에게 고된 공부 그만하고 시집을 가라고 걱정이다. 경희는 만나는 사람들이 시집가라고 할 때마다 배우고 알아야 사람이라 속으로 다짐한다. 경희의 부모는 오빠의 권유로 경희를 유학 보냈지만 여자의 본분은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경희에게 유학을 포기하고 결혼하라고 종용한다. 강권에 경희는 선택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지는데……”
저자소개
저자 : 나혜석
경기도 수원에서 나기정과 최시의의 5남매 중 넷째 딸로 태어났다. 1910년 수원 삼일여학교에 입학하고, 9월에 진명여학교에 편입하였다. 1913년에 진명여고를 최우등으로 졸업하여, 신문에 보도되기도 하였다. 1913년에 먼저 일본에 유학한 오빠의 주선으로, 도쿄사립 여자미술학교 서양화부에 입학하여 유화를 공부하였다. 일본 유학 시절 여자유학생 학우회 기관지인 『여자계』 발행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조혼을 강요하는 아버지에 맞서 여성도 인간임을 주장하는 단편소설 「경희」를 발표했다. 1918년 도쿄미술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하여 정신여학교 미술교사로 일하다가, 건강을 이유로 사직하였다. 유학 시절 약혼자였던 시인 최승구가 죽은 후, 1917년부터 알게 된 김우영과 1920년에 결혼하였다. 나혜석이 김우영에게 '그림 그리는 것을 방해하지 마시오. 시어머니와 전실 딸과는 별거케 하여 주시오'란 조건을 내걸고, 1920년 결혼식 청첩을 신문에 연일 광고하여 화제가 되었다. 안동에서 살면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화가로서 한계를 느끼고 1927년에 유럽과 미국 시찰을 가게 된 김우영을 따라 여행길에 올라 ‘조선 최초로 구미 여행에 오른 여성’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최린과의 염문을 이유로 김우영과 1930년 이혼하였다. 이후 나혜석은 제국미술전람회에 입선하고 여자미술학사를 차리는 등으로 독립적인 생활을 꿈꾸었다. 하지만 가족이나 친지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오빠의 경제적 지원이 끊기고, 사회로부터 비난과 조소를 들으면서, 아이들을 보지 못하는 고통으로 심신이 병들어갔다. 1940년의 창씨개명령을 거부하고 조선총독부의 감시를 받으며 방랑생활을 하였다. 1944년 경성 인왕산의 청운 양로원에 들어갔으나 1945년에 파킨슨병이 악화되면서 정신이상이 심하다는 이유로 퇴소하고 보육원과 병원, 산사를 오가다가 1948년 서울의 시립 자제원 병동에 무연고자로 입원하였다. 1948년 나혜석이 병동에서 세상을 떠나고, 1949년 무연고자 시신 공고가 실리고서야 신원이 밝혀져, 나혜석의 죽음이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