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목가
나의 주연배우인 끌로드는 인류의 대명사로 어떤 특색도 국적도 없이 단지 외계인이 인류를 일컫기 위하여 붙여준 이름이다. 작가는 보편적 인간인 끌로드를 배우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자 한다. 독자들의 귀에 익은 이름들은 벌써 선입견으로 오염되어 심상心象이 자유롭지 않다.
대신 끌로드는 방종에 가까운 자유를 누린다. 소설이나 시 그리고 수필 등의 형식의 상자를 벗어나 관념의 시공에 머문다. 비단 3차원의 세계에 국한되지도 않는다. 그렇지 않다면 무수한 벡터의 차원에 머물러 있을 그 수많은 진실은 어찌할 것인가.
한편 인류는 고통 속에 살아간다. 그러나 이런 고통으로 또한 풍요로워진다. 이 때 끌로드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또 사람과 상황을 용서해야 한다는 결코 녹녹치 않은 과제를 안게 된다. 역경에 처해서도 희망과 신념을 버리지 않는다면 행복한 끌로드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역경을 극복하는 순간 고통은 축복이다.
시와 소설 또는 수필의 구분이 물리적인 장단長短에 있지는 않다고 보아 소설은 좀 더 간결하게 시는 너무 축약하지 않는 방향을 지향한다. 그리고 사상과 감정을 표현 할 수 있는 모든 문학의 형식을 동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악기를 만들어 연주한다.
조각가는 필요에 따라 스스로 조각도를 만들어 쓰기도 한다. 색다른 모양을 깎기 위해서다. ‘재료와 도구’편에서 시와 소설 작법에 있어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를 저자의 특강 내용 중에서
발췌해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보았다.
배우는 연기를 할 때마다 배역의 인생을 산다. 작가 역시 소설 속의 인물들의 인생을 살아간다. 글을 쓰면서 밤새워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소설 속의 인물이 모두 허구일진대도 그것을 온전히 살아가는 것이 작가다. 탈고를 한 뒤에 진한 커피를 마신다. 술보다 커피가 배역과 빨리 헤어지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취하면 그들이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