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 노인네의 이야기입니다. 무심코 예순, 일흔, 여든까지 걸어온 한 노인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 이야기에는 신음하던 세월을 게걸음으로 걸어온 한 사내의 이야기가 있고, 노모의 독백을 듣는 늙은 아들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말없이 실개천을 묵묵히 걸어가는 노부부의 발길도 담겨 있고, 몇 안 남은 고향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노인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한 사람의 조용하고도 묵직한 역사가 노을처럼 피어나는 황혼의 이야기, 〈그 노인네 아직도 살아 있나〉는 아무것에도 토를 달지 않는 노인이 〈세월의 주인공〉 입니다. 그 주인공은 아직도 자신의 고향인 바다를 그리워하며 자신의 나이에 고독과 축복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붙입니다. 나이 먹은 것이 결코 흉도 자랑도 아님을 담담히 서술하는 이 책을 통해, 혼자 걸을 수밖에 없는 우리네 인생길에 조금의 위안과 심심한 위로를 받길 바랍니다.
목차
머리말_그 집에 가면, 발에 걸리는 게 작가(作家)들입니다
〈1장_그 노인네 아직도 살아 있나〉
노인들의 대화
후회하며, 후회하며,
무덤 속의 고독
질긴 인연입니다
동네 내시경 전문 병원에서
콧등에 돋보기를
오늘 밤은 뜬눈으로 새우고 싶습니다
어느 어부와의 이별
노모의 독백
그 노인네들 망령이 들었어요
고추잠자리의 비행
5월
당신은 고뇌하는 얼굴이었습니다
이제는 가슴으로 울어
그렇게 홀연히 떠나 버리면
허상(虛想)
에세이_옐로-카드
〈2장_노부부의 합방을 기다리며〉
동치미 담그는 날
다시 합방을 기다리며
내일쯤 비가 오면
금쪽같은 내 아들을
그 여인은 외출 중입니다
애비*도 갈 길이 바쁘다
잠시 엉뚱한 생각으로
지하철을 타고 달걀을 사러 마트에 갑니다
그 방황의 끝은
아버지는 누구인가
에세이_벤지를 기억하며
〈3장_사람이 좀 멍청해졌습니다〉
여섯째야, 너는 참 멍청하게 살았구나
그 바보는 어디에 있는가
어둠이 내린 창에
게걸음입니다
신음하는 세월이 있습니다
어느 날 아침
두 딸이 있습니다
한 번쯤
누가 누구에게 돌팔매질을
항상 착각하고 있습니다
흰소리
어떤 통증
골초였습니다
마당쇠야, 술상 차려라
여섯째와 찐 고구마
실개천 산책길에
나는 비겁한 선비였습니다
고추잠자리
세상 탓하지 마라
2020년, 그 겨울의 시
가슴 깊이 묻어야 할 세월이 있습니다
학의천을 걸으며
에세이_두드러기
〈4장_그의 고향 사랑은 침묵이었습니다〉
그의 고향 사랑은 침묵이었습니다
그 바다를 바라보며
보리피리
그 섬사람들
물레
잃어버린 고향이 있습니다
벽제 화장터에서
팔십 노모(老母)
오 어부여-
고도(孤島)
그 겨울, 바다는 말이 없습니다
오매, 엄매
에세이_왕잠자리의 꿈
〈5장_아, 이 길은 나 혼자 걷는 길이었지〉
길을 걷다가
나는 술을 마십니다
그 여름, 기다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J의 병상일지
이별
무제 0507
왜 사느냐고
망상(妄想)
장대비
자로 잴 수 없는 세월이었습니다
봄비
두 홉들이 소주 한 병이 내 주량입니다
차 한잔 마실 여유도 없는
불쏘시개
그 겨울은 왜 그렇게 길었을까
에세이_그 목동들은 방죽기미 해변을 기억하고 있을까
맺음말_삼촌이 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