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나의, 서른여덟

나의, 서른여덟

저자
최민석
출판사
사람 사는 이야기
출판일
2017-01-10
등록일
2017-05-31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PC PHONE TABLET 프로그램 수동설치 뷰어프로그램 설치 안내
현황
  • 보유 1
  • 대출 0
  • 예약 0

책소개

들어가기에 앞서
난 이미 책을 한권 냈다. 나름 작가라면 작가다. 그러나 난 또 책을 내고 싶었다. 앞으로도 계속 내고 싶다.
이 책의 원고가 80퍼센트 정도 완성됐을 때 다른 누군가에게 검증을 받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출판사 몇 곳에 투고를 했었다. 한곳은 꽤 규모가 있는 유명 출판사였고, 한곳은 나도 처음 들어보는 출판사, 또 한곳은 나름 매니아 층을 확보한 곳인 것 같았다. 처음에는 스무 곳 정도의 리스트를 뽑아놓고 여기까지만 일단 투고를 해보자는 생각이었지만, 세군데만 넣어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직접 출판을 하기로.
어느 곳이나 비슷하겠지만, 특히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작가들이 책만 써서는 먹고 살기가 힘들다고 한다. 상위 1퍼센트의 유명작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수상상금으로 먹고 살거나 그도 아닌 사람들은 철저하게 빈곤에 시달리거나, 그것도 아니면 직장 생활을 하며 간간히 한권씩 써낸다. 물론 간간이 한권씩 써내는 사람들 중 우연히 유명세를 타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건 일시적이다. 당장 직장을 관두고 글만 써서 먹고 살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걸로 안다. 그게 내가 글을 쓰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책을 만들고 싶은 가장 큰 이유였다. 글만 쓰는 것보다는 그래도 직접 책을 만들면 조금 더 먹고 싶은걸 많이 먹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고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 책은 블로그에 일상의 잡념을 기록하던 약간의 글들에, 그 후 내가 컨셉을 잡고 책을 본격적으로 집필을 시작한 대다수의 글들을 합친 결과물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어줄 지는 모르겠다. 처음에는 어떤 책처럼 쓰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으나 쓰다 보니 그렇게 되지도 않았고 나중에는 꼭 그렇게까지 쓸 필요가 있나 싶기도 했다. 그래서 결과물은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쓰고 싶고 읽고 싶은, 그런 글들이 가득한 책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앞서 말했지만 나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초기에는 기록의 목적이었지만 나중에는 조금씩 유명세를 타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래서 조금씩 그럴싸하게 만들려고 진행 중이다. 블로그에 실린 글들을 연이어 책으로 내고 싶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얼마나 진행이 될지는 모르겠다.
이 책에 실린 어떤 글은 읽다보면 조금 정치적이고 사회성이 짙다는 느낌을 받을지도, 또 누군가는 검증 제대로 한 거냐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고쳐 쓸 생각은 하지 않았다. 조금의 여과 없는 순도 백퍼센트의 생각을 적은 글, 이런 책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난 통계나 증거 같은 것 보다는 현상을 봤고 그것에 대한 느낌이나 보통 사람들의 정서를 표현하려고 했다.
그저 같이 얘기하고 싶을 뿐..
한때 힐링 열풍이 거세게 불었고 많이 약해졌지만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내가 쓴 글이 누군가를 감히 위로하려고 쓴 글은 아니다. 그럴 재주도 없다. 능력도. 그저 같이 얘기하고 싶을 뿐이다. 나처럼 못 배우고 가진 것 없어 힘들어하고 상처받은 사람은 생각보다 많을 테니까. 세상은 대부분 그런 사람들로 이뤄져 있으니까.
난 마흔 살에 가까운 남자다. 요즘 시세로 쳐도 결혼 적령기는 이미 넘겨버렸지만, 난 아직도 만나는 여자나, 모아놓은 돈도 없고, 이 불안한 사회에 안정적인 직장은커녕 몇 달 단위로 옮겨 다니는 아르바이트만 전전하는, 배운 것도 딱히 없고, 스트레스에 약하다보니 당연히 끈기도 없어서 ‘아직도 정신 못 차리냐?’ 소리도 자주 듣는, 보통의 삶을 사는 남들이 보기에 아주 한심할 수도 있는 그런 남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주 쓰였던 ‘루저’ 일수도 있겠다.
한두 달 쉬고 있을 때는 자신감도 급격하게 떨어져 매일 달고 사는 술과 함께 찾아오는 우울증 때문에 인기 연예인들이 많이 한다는 ‘자살’ 도 생각해본 적이 있을 정도로 감정 기복이 심하다. 그래서 심리 상담을 받아볼까 진지하게 고민을 해본적도 있다. 그럴 때마다 써서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한 글이다. 전부는 아니지만. 쓰다 보니 처음과는 색깔이 조금 달라진 것 같기도 하다.
또 뭔가에 상처 받고 글을 쓰고 있는데 하루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더 힘든 사람도 있을까? 설마.. 있겠지? 내가 살면서 받는 상처와 느끼는 고통 정도는 새 발의 피인, 그야말로 숨 쉬는 것 자체가 전쟁인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나 혹은 정말 별것도 아닌 일로 엄살을 떠는 사람들도 있겠지. 각자 느끼는 고통의 가치는 절대 객관적일 수 없는 것이지만.
처음 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썼던 글의 색깔이 조금씩 변해갔다. 내 상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상처까지도 생각하며 쓰기 시작했다.
‘이런 나도 산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힘을 내보지 않을래? 물론 죽을 만큼 힘들다는 건 알지만..’ 라는 생각으로 글을 쓴 날도 있었다. 아니, 오히려 그런 날이 점점 많아졌다.
난 아직까지는 스스로 사회적 낙오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가진 자에 대해 질투를 할 수밖에 없다. 때로는 분노도 하고 절망도 한다. 삐딱한 시선인건 알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숨을 쉴 수 있다.
이런 내 감성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었다. 같이 화내고 같이 뒷담화도 좀 하고 같이 슬퍼하고, 그러기 힘들지만 가끔은 같이 웃기도 하고.. 그러고 싶었다.
그래서 딱히 marketing target 같은 건 없다. 그냥 쉽게 상처받고 아파하는 감성적인 사람들 정도라고 하면 좋을까? 그래, 그런 사람들이라면 내 글에 공감을 다른 사람들보다는 조금 더 해줄 것도 같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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