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로 이루어진 시를 늘 소망했는데, ‘아라베스크-形’은 이미지 그물망 그 자체인 시집입니다. 이 시집에서는 形의 의미를 새와 뱀, 나무, 꽃, 틈, 시간, 공간, 논리, 눈, 盲, 視, 觸, 가면, 겉, 속, 幻, 像, 복제, 거울 등의 이미지 조합으로 포착하려 했습니다. 또 이미지가 서로 엮이는 과정에서 자기들만의 고유한 논리 구조를 형성해 가도록 했고, 그 결과로 形에 대한 여러 통찰을 얻을 수 있게 했습니다. 이 시집은 기승전결의 직선 구조가 아닌 사통팔달의 망 구조로 돼 있고, 특별한 순서 없이 상호 간의 끝없는 되먹임만으로 전체가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창발을 유도하기 위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