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인네의 이야기입니다. 무심코 예순, 일흔, 여든까지 걸어온 한 노인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 이야기에는 신음하던 세월을 게걸음으로 걸어온 한 사내의 이야기가 있고, 노모의 독백을 듣는 늙은 아들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말없이 실개천을 묵묵히 걸어가는 노부부의 발길도 담겨 있고, 몇 안 남은 고향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노인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한 사람의 조용하고도 묵직한 역사가 노을처럼 피어나는 황혼의 이야기, 〈그 노인네 아직도 살아 있나〉는 아무것에도 토를 달지 않는 노인이 〈세월의 주인공〉 입니다. 그 주인공은 아직도 자신의 고향인 바다를 그리워하며 자신의 나이에 고독과 축복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붙입니다. 나이 먹은 것이 결코 흉도 자랑도 아님을 담담히 서술하는 이 책을 통해, 혼자 걸을 수밖에 없는 우리네 인생길에 조금의 위안과 심심한 위로를 받길 바랍니다.